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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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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 사회변혁노동자당 2021.06.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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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공공주택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던져졌을 때, 수중에 있던 돈은 200만 원 남짓이었다. 개인적 사정으로 본가에서 언제까지 함께 살 수 있을지 불확실했기에, 꿈도 야무지게 이 돈으로 ‘독립’을 해보겠다고 나섰다. ‘보증금 낮은 월세 단칸방으로 가격이 맞는 곳을 찾으면 얼추 두어 달 정도는 버틸 수 있을 테니, 그 안에 어떻게든 생계 수단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당장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최저임금일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다달이 월세는 낼 수 있고 빠듯하게 생활을 꾸리면 푼돈이나마 조금씩 모을 수도 있겠다는 ‘천진난만한’ 상상.

 

결론적으로, 택도 없었다. 다른 걸 따지기 전에 일단 저 돈으로는 구할 수 있는 방 자체가 별로 없었고, 설령 구한다고 한들 월세 빼고 각종 생활비까지 제하면 아무리 아껴도 계속 월세방을 전전해야 할 뿐 ‘더 안정적인 집’으로 옮길 만큼의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 이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던 모친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1년만 살고 죽으려고 그러냐?”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름대로 알뜰히 모은다고 모았지만 여전히 그 몇 배로 빚을 지지 않는 한 전세도 구하기 어렵다. 몸뚱이 하나 편안하게 누일 곳을 찾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그 대출을 갚으려면 또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데, 그 끝에 남는 건 대체 뭘까.

 

올 6월 3일은 서른 번째 ‘무주택자의 날’이다. 한편에는 수십, 수백, 수천 채의 집을 가진 다주택자들이, 다른 한편에는 월세가 밀려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내몰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물리적으로 해결 못할 문제가 아니다. 넘쳐나는 집을 실제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하면 된다. 다주택 보유라는 ‘신성한 소유권’을 침범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장한다. 이전 정부와 똑같이 ‘빚내서 집 사라’는 이 정부의 대책으로는 결코 주거난을 해결할 수 없으며, 다주택 소유를 근본적으로 금지하고 모두에게 양질의 공공주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이게 사회주의라면, 나쁠 것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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