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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종로 고시원 화재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9일 새벽, 종로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고시원에서 쉬고 있던 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흔히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줄여 지옥고라고 부른다. 화재참사가 발생한 종로의 고시원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스프링클러는 설치조차 되지 않았는데, 관련 규정 개정 이전에 개소한 업소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도 아니었다. 화재가 난 3층에만 무려 26개의 호실이 있었는데 12개 호실은 창문조차 없는 구조다. 불이 3층 출입구 쪽에서 발생하자 창문이 있는 호실의 입주자는 창문으로 탈출했으나 그러지 못한 입주자들은 숨을 거두었다. 증언에 따르면 창문 있는 방은 월 32만 원, 창문 없는 방은 월 28만 원이었다고 한다. 4만 원이 사람의 목숨을 좌우한 것이다.

 

참담한 일이다. 특히 이번 희생자들이 대부분 혼자 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애당초 고시원은 주택이 아닌 비주택시설이다. 그렇기에 국토부에서 정한 최저주거기준(1인당 약 4)에 구애받지 않고 다닥다닥 방을 만든다. 안전한 고시원이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저소득·비정규직 노동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학생, 소득을 벌지 못하는 노인과 장애인 등 경제적 약자들이 유일하게 몸을 뉘일 데가 고시원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저주거기준 미달에 비주택시설인 고시원이 주택처럼 기능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고, 저소득 시민들이 고시원이 아니면 거주할 공간이 없는 한국의 비참한 주거권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정부는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주거복지를 강조하며 약 1년 전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 100만 호 공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공주택 대부분의 분양, 임대료는 시세의 80~90% 수준에 달한다. 지난 1년간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시세 80%만 되어도 이미 높은 가격이다. 지난 10월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고시원 거주자의 월 소득은 180만 원 남짓이다. 주거복지로드맵으로 공급할 공공주택 100만 호에 지옥고거주자들이 입주할 공간은 없는 셈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고시원 화재참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고시원 시대' 자체를 끝내야 한다. 싼 값에 생명·안전을 파는 고시원이 아니라, 저렴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집이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는 청년학생 무상공공주거 쟁취운동을 시작으로 모든 민중의 주거권 보장 투쟁에 나설 것이다. 지주와 건물주의 토지소유권이 노동자 민중의 목숨보다 중요할 순 없음을 보여주자. 저소득층이라면 고시원에 사는 것이 당연한 세상을 끝장내자. 모든 민중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자.

 

종로 고시원 화재참사 부상자들의 쾌유와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20181112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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