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성과없이 끝난 미중 정상회담

미국, 대북 독자대응 명분 얻어

 

배성인(한신대)서울

 


미중 정상회담(4.67)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않은 것은 양국 정상이 각종 현안에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았던 미중 간 무역 마찰 해소, 중국의 대미 인프라 투자 확대, 그리고 북핵 문제 등 각종 이슈에 대해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양국이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100일 계획에 합의한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대중 보복조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양국은 합의문을 내지 못했지만 북핵 위협만 공감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북핵 억제를 위해 양국이 협력을 강화키로 함으로써 양국관계가 매우 진전되었다고 평가했고, 시진핑은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긍정적인 평가는 하되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대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중국이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독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명분에 힘을 얻었다. 미국이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993년 북한의 NPT탈퇴 이후 25년간 이어진 북핵 협상에서 미국이 중국이라는 지렛대를 버릴 수 있다고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독자 대북제재를 강화해 중국 기업을 압박할 이유를 얻었으니 나름 성과를 거둔 것이다


43_미중정상회담.jpg


남한에 전술핵 배치 가능성 높아져

미국의 독자적인 대응은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김정은 참수(암살) 작전과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인데, 이 두 가지 선택지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에게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암살은 작전 실패 시 부담이 크고 김정은 대체세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떠나서 중국의 동의를 얻는 게 불가능하다. 미국 스스로 새로운 명분을 만든 셈이다.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북한의 핵무장으로 명분이 뚜렷해졌는데, 국내 여론도 호의적인 편이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1991년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차원에서 철수한 전술핵을 오산 공군기지에 재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전술핵무기는 중국의 반발이 사드에 비해 약한 반면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독자적 대응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다. 다수의 중국 기업들에게 반덤핑 관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고 북한과 거래했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게 되면,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은 점점 위축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은 정상회담 직전에 단행한 시리아 공습을 통해서 확인되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데, 첫째, 북한과 중국에 던지는 압박 메시지이다. 현재 미국 의회는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 하원에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법안과 한반도 사드 배치를 촉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규탄 결의안을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켜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미 상원의원 26명은 미중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에게 세 가지 요구가 담긴 연명서한을 보냈다. 그것은 시진핑에게 사드배치 입장을 재검토하고,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중단할 것이며, 북한 비핵화에 있어 생산적 역할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사드 배치 결정은 전적으로 북한의 도발적 행태 때문이며, 사드 보복은 한국 정치 갈등 조장과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중국에게 강조하였다.

둘째, 국내 정치적으로 러시아 커넥션에 대해 선을 긋는 메시지의 의미가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미국의 시리아 폭격 이틀 만인 48(현지시간), 러시아가 폭격기로 시리아 반군을 공습함으로써 양국 간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고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셋째, 오마바 행정부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2014년 시리아 아사드 정부는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1,400여 명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켰지만, 오바마 정부는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4일 아사드 정부가 독가스를 살포해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했을 때는 전격적인 군사행동을 취한 것이다. 앞으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동아시아 패권 둘러싼 미중의 복잡한 이해타산

향후 중국의 태도가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규정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에게 많은 명분을 상실했지만 결국 시간을 선택할 것이다. ,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문제에 연루된다면 동아시아에 힘의 공백이 생기고 중국은 그것을 이용해 동아시아의 균형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하여 동아시아에서 패권보다는 견제와 균형의 대외 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중국 중심의 지정학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시리아 폭격은 초기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꼬일 수도 있다. 결국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의 협상카드는 한반도 사드배치가 결정적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